[허브] 3종 허브 삽목하기 : 민트·바질·오레가노 삽수 15개 한 번에!

지난 포스팅에서, 허브 타임의 데코레이션용 가니시를 가지고 삽목을 시도해서 아직까지 잘 자라고 있음을 말씀드렸지요. 근 몇 개월 만에 파릇파릇하게 자라나는 새싹 같은 식물을 보니 글쎄, 잊어버린 줄로만 알았던 식집사 감성이 다시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허브들도 아예 같이 허브 삽목을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삽목이 쉬운 녀석들부터 해서, 좀 익숙해지고 제법 할 만하다 싶으면 다른 녀석들까지 도전해 보자 하는 마음으로 말이지요.

허브 삽목, 왜 민트·바질·오레가노인가

그래서 이번에 선택한 식물들은 우리 주위에서 마음만 먹으면 정말로 쉽게 구할 수 있는 종류들로 구성했습니다. 민트, 바질, 오레가노. 이제 막 처음으로 식물을 키워 보는 분들에게 많이 추천되는 녀석들이기도 하고, 요리에도 많이 활용이 되는 녀석들이기도 하지요. 저는 식물을 먹기 위해 키웁니다. 그래서, 이번에 선택한 녀석들은 구하기도 쉬우면서, 다양한 요리로 활용할 수 있는 녀석들인 것이지요. 제가 요리를 잘 하는 것은 아니나, 정말로 단순한 방식(예를 들면 갈아 먹기, 뜨거운 물에 타 먹기, 설탕이나 알룰로스에 졸여 먹기 등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저 녀석들을 선택한 셈입니다.

민트: 민트 페스토를 만들어 보고 싶어서 + 그렇게 생존력이 강하다고 해서..?

스피어민트 잎이 무성하게 자란 모습
사진: NasserHalaweh,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민트는 화단을 가꾸는 분들에게는 ‘악마의 잡초’로 불릴 정도로 번식이 왕성하고 뽑아도 뽑아도 다시 나오는 식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만큼, 키우기도 쉽고 뭐랄까요, 그런 생명력이 있으니 삽목도 상당히 쉽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지요. 민트청을 만드는 분들도 계시고, 생잎 몇 개 따서 뜨거운 물에 차로 드시는 분들도 계시지요. 저도 그러한 요리방법을 상당히 좋아합니다만, 이번에 민트를 키우려는 목적은 차로 먹거나 민트시럽을 만들려는 게 아닌 ‘민트 페스토’를 만들어보고 싶어서입니다. 바질 페스토는 바질 잎으로 만드는 것처럼, 민트 페스토는 민트 잎으로 만든다고 하더라고요. 민트 페스토를 만들어 드시는 분들도 있고, 레시피도 확실하게 있고, 향긋하고 맛나다고 하니 한번 키워서 만들어 먹어 보면 어떨까 합니다. 애플민트와 스피어민트를 구매했습니다.

바질: 키우기 쉽다고 해서..?

잎이 넓고 윤기 나는 스위트 바질
사진: Castielli,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바질이야 말할 것도 없습니다. 한 번도 키워 본 적이 없어도 이름은 익숙한 허브니까요. 종자도 여러 가지 있고, 활용도 여러 분야에서 가능합니다. 한때, 식물에 푹 빠져 살았을 때 이 바질이 큰 역할을 했어요. 달달한 향, 강인한 생명력까지. 맛도 괜찮았고요. 의외로 생잎 차를 내려 먹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대부분은 차로 활용하지 않고 페스토나 말린 잎, 허브솔트 등으로 활용하시는 것 같았지만요. 또 바질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스위트 바질부터 시작해서 오팔 바질, 맘모스 바질, 상추잎 바질, 타이 바질, 홀리 바질, 레몬 바질, 라임 바질 등등등…. 이처럼 어마어마하게 많은 바질 종류들이 식집사로서의 일종의 수집욕을 자극하는 요소가 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지금은 초심으로 돌아가서 온전히 한 녀석만 잘 키워보자..하는 상황이라고 하면 되겠네요.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지고 친숙한 스위트 바질을 선택했습니다.

오레가노: 장바구니가 비어서..?

연분홍 꽃이 핀 오레가노
사진: JackyM59,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오레가노는 어쩌다 눈에 띈 녀석입니다. ‘얘를 꼭 키워야겠다’는 생각은 없었거든요. 그럼에도 이 녀석이 삽목 리스트에 들어간 이유는.. 첫 번째. 당일 민트와 바질 생잎을 사는데 눈에 들어왔습니다. 두 번째. 장바구니 자리가 때마침 남았습니다. 원래 목표는 대표 민트 3종을 키우는 것이었습니다. 애플민트, 스피어민트, 페퍼민트요. 그런데 애플민트랑 스피어민트는 보이는데 페퍼민트는 판매하지 않고 있어서, 이왕 사기로 했던 거 다른 녀석이라도 사자 해서 눈에 보였던 게 이 녀석이었습니다. 세 번째. 오레가노라는 이름은 많이 들었는데 정작 키운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요리에도 쓰고, 차로도 많이 마신다고 하더군요. 차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약간 매콤한 향도 같이 난다고 해서 가끔 파스타 해먹을 때 얹어 먹거나, 피자 먹을 때 등을 생각하며 구매했습니다.

도착한 삽수, 물부터 먹이기

그래서 시간이 지나 받은 녀석들..

허브 삽목용으로 받은 오레가노, 애플민트, 스피어민트

왼쪽부터 오레가노, 애플민트, 스피어민트 순서입니다. 저에게 오기까지 조금 시간이 지났는지 전체적으로 시들시들해서 급하게 통째로 물에 담가 물을 먹였습니다. 다행히 큰 문제가 있던 것은 아니었는지, 물에 담가 놓고 10여 분이 지나자 조금씩 힘을 내 잎이 생생해지기 시작하더군요. 삽목을 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생각했습니다.

다만 문제는 보시다시피, 삽목을 위해서 구매를 하긴 했습니다만 양이 너무나도 많은 것 아니겠습니까. 저기 보이는 녀석들을 다 삽목해서, 삽목 성공해서 뿌리를 내린다면 방 전체를 식물로 가득 채워도 모자를 판이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삽수(라고 쓰고 가니시라고 읽는)를 심기보다는 일부 유달리 싱싱하고, 줄기가 상대적으로 좀 굵은(★중요★) 삽수들만 골라서 삽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많은 양은 필요 없고, 눈이 즐겁고 손이 조금만 가는 그런 환경을 원했기 때문이지요.

허브 삽목용 스위트 바질 줄기를 손에 든 모습

바질 삽수 손질: 잎을 줄여야 사는 이유

바질도 적당한 녀석으로 잘 도착했습니다. 너무 크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작지도 않은 녀석으로요. 향은 제법 진해서, 저렇게 들고 있기만 해도 달달한 바질 향이 훅 올라왔습니다.

다만, 저 상태로 삽목을 하면 십중팔구가 아니라 십중십 죽을 겁니다. 줄기 크기에 비해 잎이 크고, 무엇보다 잎이 상당히 많이 달려 있으니까요. 잎이 많다는 건 그만큼 수분증발이 빨라진다는 이야기고, 뿌리가 있을 때는 뿌리로부터 충분한 수분과 양분을 공급받을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줄기 하나만 있기 때문에 뿌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충할 수 있는 수분과 양분의 양이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삽목을 하기 전에는 삽수를 좀 다듬을 필요가 있지요. 잎을 잘라내고, 삽목하기에 가장 적합한 형태로 다듬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아래쪽 잎을 떼어 낸 바질 삽수

이렇게 잎을 떼어내고..

남아있는 잎을..

남은 바질 잎을 반으로 자르는 모습

이렇게 반토막 혹은 1/3로 잘라낸 다음, 갈변한 줄기 끝자락을 잘라 초록초록하고 촉촉한 면이 보이게 만들어주면 삽목하기에 적당한 삽수의 모습이 됩니다. 이렇게 바질들을 전부 손질하면..

손질을 마친 바질 삽수 4개

이렇게 삽수 4개가 완성이 되는 것이지요. 사실 바질 자체는 굉장히 많이 왔습니다마는 삽수로 쓰기에 부적절한 크기도 있었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굳이 많은 양의 삽수가 필요하지 않기에, 이 정도만 있으면 충분하겠다 싶은 선에서 마무리하다 보니 4개 정도가 완성이 되었네요. 손질을 마친 삽수들은, 이대로 지피펠렛에 심으면 되겠습니다마는 저는 아직 민트, 오레가노 녀석들도 손질을 해야 합니다. 따라서 바질들은 임시방편으로 좀 보관을 해야 할 필요가 있겠지요. 시들지 않도록 말입니다. 그래서..

시들지 않게 줄기 끝을 물에 걸쳐 둔 바질 삽수

이렇게 잘라낸 줄기가 물에 잠기도록 살짝 걸쳐두고, 다른 녀석들을 작업하는 동안 시들지 않도록 조치해 두었습니다. 저 잎에 힘이 들어간 것 보이시나요? 처음 녀석들을 받았을 때는 축 처져 있었습니다마는, 물을 좀 마시니 금세 생생해진 모습입니다. 이제 이 녀석들은 쉬게 두고, 남은 민트와 오레가노를 같은 방법으로 손질해서 삽수를 골라주도록 합니다.

민트·오레가노 삽수 손질

스피어민트입니다. 잎에서 힘이 느껴지지요? 상한 잎들을 포함하여 삽목에 굳이 필요하지 않은 잎들을 적당히 제거하고 삽수의 형태로 조물조물 손질합니다. 저렇게 스피어민트, 애플민트, 오레가노를 손질해서 마치고.. 이제는 삽수들을 꽂을 흙이 있어야겠지요. ‘지피펠렛’을 준비하여 적당한 모종으로 자랄 수 있게 준비해 봅니다.

지피펠렛 준비하고 허브 삽목하기

마른 상태의 지피펠렛을 준비해서 물을 부어줍니다. 찬 물이나 따뜻한 물이나 상관 없는데, 좀 빠르게 불리고 싶다면 미지근한 물이나 약간 따뜻한 물을 부어주면 되더라고요. 저는 총 15개의 지피펠렛을, 대추를 담아뒀던 플라스틱 박스에다가 세팅했습니다. 적당히 깊이도 있고, 뚜껑도 있고 해서 삽목용으로는 나름 괜찮아 보였거든요. 뚜껑이 완벽하게 밀폐되지 않고 틈이 좀 많고 넓은 것이 흠이었습니다만, 그래도 완전 개방형보다는 습도 유지를 좀 더 잘 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좀 흐르면 맨 오른쪽 사진처럼 지피펠렛이 부풀어 오르는데, 이 정도가 되면 이제 삽목하기 좋은 상태가 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겠지요. 15개의 삽수를 가져와서 하나씩 살살 꽂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송곳으로 지피펠렛에 구멍을 내는 모습

삽목 하기에 앞서, 지피펠렛은 압축 피트모스로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피트모스가 물에 불어서 그런지, 아주아주 부드럽고 폭신합니다. 그래서 그냥 삽수를 꽂아도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대로 꽂는 과정 속에서 삽수가 부러지거나 상처가 생겨 감염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좀 더 높은 삽목 성공을 위해 송곳으로 작게 구멍을 뚫기로 했습니다. 송곳이 없다면 젓가락이나 이쑤시개 정도로 구멍을 낼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부드러워요. 이렇게 15개 지피펠렛에다 삽수를 꽂을 구멍을 다 뚫어주면 준비 끝입니다.

뚜껑을 덮어 습도를 유지하는 허브 삽목 상자

이렇게 총 15개의 삽수를 꽂았습니다. 스피어민트 5개, 애플민트 4개, 오레가노 4개, 바질 2개. 바질 삽수는 4개를 손질해 두었지만, 막상 꽂으려니 바질보다는 오레가노와 스피어민트를 하나씩 더 넣고 싶어져서 바질은 2개만 꽂았습니다. 성공한다면 15개의 모종이 생기게 되는 것이고, 실패한다면 아쉬울 따름이겠지요. 삽목이 끝난 녀석들은 이제 기다리면 됩니다. 성공한다면 지피펠렛 밖으로 하얀 뿌리가 보일 것이고, 실패한다면 삽수들이 시들어 죽거나 흙에 심겨진 부분이 검게 썩어 넘어질 겁니다.

허브 삽목 이후 관리 계획

다만 이번에 삽목한 녀석들은 기본적으로 삽목 성공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어서(미국 일리노이대 원예 자료에서도 민트는 줄기 삽목이 가장 좋은 번식 방법이고, 오레가노도 삽목이나 포기나누기를 권하며, 바질 역시 삽목으로 늘릴 수 있다고 소개합니다), 습도 조절, 보온만 잘해주면 어렵지 않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당분간은 햇빛이 들지 않는 그늘에 두고, 사나흘 뒤에도 여전히 생생하다면 조금씩 햇빛을 쬐어주면 좋겠다 싶네요.

삽목 포스팅은 여기까지입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나중에 또 포스팅 올려 볼게요. 다음 소식은 아마도, 삽수들의 생존 관련이 될 것 같습니다.

참고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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