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들을 보면 저는 씨앗을 파종해서 키우기보다는 이미 어느 정도 자란 식물로부터 삽수를 얻어 삽목하는 방법으로 식물 키우기를 시도해 왔습니다(타임 삽목, 민트·바질·오레가노 허브 삽목). 제가 생각하는 삽목의 장점은 1. 씨앗부터 키웠을 때보다 시간을 상당히 많이 절약할 수 있다는 점 2.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점이라 봅니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말의 의미는 씨앗을 파종하면 이 씨앗이 발아를 할지 안 할지부터 발아를 했을 때 정상인지 아닌지, 온도와 습도가 발아하기에 적합한지 등 고려해야 할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손이 좀 갔던 반면에, 삽목을 하는 경우는 이미 어느 정도 성장한 모체에서 떼어 온 녀석이다 보니 일단 확실하게 ‘성장하고 있음’을 볼 수 있고, 동시에 돌연변이인지 문제가 있는 녀석인지를 바로 보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문제가 있는 모체에서는 특수한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 이상 굳이 삽수를 얻을 필요가 없으니까요.
목차
삽목 대신 파종으로 키워 보는 이유
그래서, 여러 허브들을 가니시 구매를 통해 삽수를 얻어 삽목을 진행하는 중에 있다면.. 이번에 올리는 녀석은 ‘파종’부터 시작하는 녀석이 되겠습니다. 어떤 녀석이냐면 바로..

이번 주인공은 스테비아
‘스테비아’입니다. 이름이 꽤 익숙하지요? 대체당으로 이미 많은 분야에서 쓰이고 있는 녀석입니다. 제로음료나 저당음료 재료 및 원료 항목에 보면 ‘효소처리 스테비아’ 혹은 ‘스테비오사이드’ 등의 이름으로 나와 있는데요. 스테비아에서 나온 추출물로, 잎에서 단맛을 내는 성분(스테비올 배당체)만 뽑아내 정제하면, 다른 성분은 다 빠지고 단맛을 내는 스테비아 추출물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혈당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아서 건강한 대체당으로 각광받고 있는데..
저는 가정에서 소소하게 취미로 기르려는 것이 목적이다 보니 공장처럼 대량으로 키워서 2차 가공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원물은 어떤 녀석인가 궁금해서 키워보는 것에 더 가깝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물론, 먹으려고 키우는 녀석이니 한번 생으로 먹어 보기도 하고, 나름대로 뭔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활용해 보면 더더욱 좋겠지요.
스테비아 키우기 어렵다는 이유가 낮은 발아율 때문이라고?
스테비아는 발아율이 낮기로 유명하더군요. 커뮤니티를 여럿 검색해 봐도, 인공지능에게 물어봐도 ‘발아율이 상당히 낮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스테비아가 국화과라 삽목이 엄청 쉽기 때문에(실제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식물 자료에도 스테비아는 국화과이고, 씨앗과 줄기 삽목 모두로 번식할 수 있으며 권장 번식법은 줄기 삽목으로 나와 있습니다), 차라리 모종을 구매해서 삽목을 하는 것을 권장한다-라고까지 하기도 하고요.
식물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해서 국화과 식물과 삽목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여러 플랫폼에서 공통적으로 그렇게 의견을 제시하니 ‘파종 말고 차라리 모종을 구매해서 심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파종하기로 마음 먹은 이상 일단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도전은 해 봐야겠다 싶었습니다.
때마침, 냉장고 한쪽에 ‘언젠가 심어봐야지’하고 사 놓은 스테비아 씨앗들이 있기도 했고요.
1년 7개월 지난 씨앗, 스테비아 파종해도 될까
가장 걱정이 되었던 부분이라고 한다면 역시나 ‘발아율’이었습니다. 공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여러 플랫폼에서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스테비아는 그 해 나온 씨앗으로 해야 발아율이 30~40% 된다.’와 동시에 ‘1년이 지나면 발아율이 처참하게 떨어진다.’인데, 제가 냉장고에 보관해 놓은 스테비아 씨앗 생산년도는 2025년 3월자로 적혀 있었거든요. 파종하기로 한 날이 2026년 10월이니, 1년하고도 7개월이 지난 셈이었습니다.
씨앗은 주주씨앗에서 산 것인데, 봉투는 이미 버려서 사진으로는 남기지 못했습니다. 발아율이 어떨지 알 수 없는 상태. 일단 갓 생산된 싱싱한(?) 씨앗은 아니기 때문에, 소량의 씨앗을 파종한다고 하면 발아율을 감안했을 때 실패 확률이 상당히 높다, 즉 단 하나도 발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었지요.
한 팩에 약 100립(하나하나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좀 더 들어가 있을 겁니다.)이라 하니, 100개를 다 파종하면 발아율 기준으로 봤을 때 30~40개가 발아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냉장보관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시간이 상당히 지났으니 발아율은 더 낮겠지요. 뭐, 안나오면 안나오는대로 아쉬운거고요. 그렇다고 다 버리거 새로 씨앗을 구매하자니 그건 너무 비효율적이고요. 그래서 어떻게 하기로 했냐면..
스테비아 파종 방법: 그냥 다 쏟아버려!

스테비아 씨앗 한 팩을 전부 다 부어버렸습니다! 일단 뿌리고 보기로 한거죠.
파종한 날은 민트·바질·오레가노 삽수 15개로 삽목 상자를 만든 날과 같은 10월 9일입니다. 삽목을 끝낸 김에 같이 해 버린 셈이지요. 다 먹고 남은 과자 플라스틱 포장 용기를 씻어서, 작년에 쓰고 남은 상토(농협에서 산 50L 상토인데, 올해 상반기에 엽채류를 키우고 정리하면서 모아 둔 흙입니다. 이사 온 뒤로는 같은 상토를 구하러 가기는 좀 많이 부담스러워졌어요. 다소 아쉽습니다.)를 채우고 물에 적신 다음에 스테비아 씨앗을 그 위에 다 부어버렸지요.
흙에 묻지는 않고, 흙 위에 얹은 다음 분무기로 물을 충분하게 뿌려 흙과 밀착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런 다음, 고무 비닐 뚜껑(왜 그 테두리 고무줄로 되어 있고 투명비닐로 만들어져서 그릇 덮어씌우는 그 포장재)으로 덮어서 닫고 창문 밑에 두었습니다. 적당한 습도 유지에, 너무 춥거나 덥지 않게 실내에 보관한 셈이지요. 덮개는 하루에 한번 열어서 환기시켜 주면 충분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스테비아 발아 확인 계획
앞으로는 덮개를 열어 환기할 때마다 싹이 튼 녀석이 있는지 살펴볼 생각입니다. 발아 여부는 일주일 간격으로 판단하고, 데드라인은 2주로 잡았습니다. 2주 안에 싹이 보이지 않으면 이번 파종은 실패로 보려고 합니다.
반대로 발아에 성공한다면, 그중 2~3포기만 남기고 나머지는 정리할 생각입니다.
어쨌건, 이런 식으로 스테비아 파종을 마쳤습니다. 저 중에 과연 몇 개나 발아할지, 다음 소식에서 전해드릴 수 있겠네요.